☆☆단편 소설/간단썰

[종민종국] 천사와 악마

타스tarkkj 2020. 8. 4. 16:04

 드넓은 긍지처럼 하얗고 화려한 날개를 가진 천사와 나쁜마음이라곤 한톨도 없듯 조그만 날개를 가진 악마는 친구사이였다. 천사의 이름은 종국이었고 악마의 이름은 종민이었다. 두사람은 이름도 비슷해서 더욱 쉽게 친해졌다. 

 

 종민은 악마가 된뒤에도 (종민이 악마가 된이유도 천사의 틀은 깼지만 사람을 구하기위한 좋은이유였다한다)자주 종국의 집을 찾아오곤 하였다. 종국은 악마가 천사구역까지 넘어오면 어떡하냐고 화내지만 쫗아내진 못했다. 지금 쫗아내면 잡힐게 뻔하기에. 악마처럼 까맣고 실용적인 것만 있는 집 분위기에 종민은 혀를 내둘렀다. 하얀옷을 입고 놀러온 종민이 오히려 천사같이 보이기도 하였다.  

 

 

 

" 넌 친구도 없냐 ? 왜 자꾸 우리집에 찾아와. "

 

 

" 헤헤. 전 여기가 좋아요 ! 제가 너무 착해서 안놀아준데요. "

 

 

" 그럼 일해 일. 체력 단련을 하든가. "

 

 

" 에이- 악마는 일같은거 없습니다 형. 형 바보아니에요? "

 

 

 

 

 너한테 바보 소리를 듣다니... 종국은 한대 때릴것처럼 몸을 기울이다가 씩웃어보였다. 그래도 직무관계만 있는 천계에서 종민은 유일한 친구였기에 악마답지 않은 그가 싫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원체 보편적인 이야기지만 천사와 악마 사이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종국은 엄청난 전투력으로 악마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천사였고. 공은 날로 높아져 장군급으로 인정받아 작전회의에 참석하기도 하였다. 그날도 커다란원탁에 앉아 지도를 살펴보던 종국은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았다.

 

 몰래 까만 나비한마리가 날아와 종국의 팔에앉았다가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천사는 주위를 살피고 연기를 따라갔고, 복도 끝에 종민이 문틈사이에 숨어있다가 호들갑 떨며 나옴.

 

 

 

" 형형형. 와 형 저 죽는 줄 알았어요. 와- 어떻게 살았지?  형 빨리 안나오시고 뭐하셨어요?  "

 

 

" 야 ..! 너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미쳤냐? 여기가 어딘줄 알고 들어와? '

 

 

 

종국은 목소리를 죽이며 종민을 동상 뒤에 밀어넣고 주위를 살핌.

 

 

 

" 형한테 빌려간 책 못돌려줘가지고..하하... "

 

 

" 야.. 미친 xx가 겨우 그거때문에 여길와? "

 

 

 

종국은 한번더 종민의 엉덩이를 발로차곤 너무 시끄럽게 했다고 자각하며 주위를 또다시 살피겠지.

 

 

 

사실 종국이 종민에게 잘해준 이유는 부러움 때문이었음.

그의 주변에는 신의 군대라고 칭해지는 천사들의 반복된 의무밖에 없었고, 그가맡은 인간들은 악마보다도 더 본질적으로 사악했음. 그래서 천사이면서도 자신이 잃어버린 순수함을 가지고있는 이 악마가 그에겐 불러움이자 무색으로 남아진 마음속의 홀로 파란빛을 내고있는 파랑새 같았다.

 

 

 

결국 종민에게 져줄 수 밖에 없는 종국은 그날 같이 밥까지 먹고 들어감.

 

 

 

천사의 방엔 악마가 들어오지 못하게 경계가 되어있지만 그것을 풀정도로 종국은 경계심이 없었음.

 

 

 

" 와 형 방이 더 좋아졌네요! 토요일에 또 밥 얻어먹으러 와도 돼요? "

 

 

" 안돼 . 바빠. "

 

 

" 여긴 스케줄이 없다고 나와요! . "

 

 

 

종민은 책들사이에 놓여진 탁상달력을 꺼내며 토요일을 가리킴.

 

 

 

" 그래도 전쟁중이잖아 임마. "

 

 

 

종국은 너무 경계를 푼 나머지 제 달력에 써있는 스케줄이 그대로 노출되어있음을 까먹고 배달부를 곳을 찾음. 그 와중에 종민은 종국에게 줄 선물이 있다며 부적하나를 종국의 옷가지 가슴팍에 넣어줌. 꽤나 순진하게 웃으며 종국의 가슴을 툭툭 친다.

 

 

 

“ 행운의.. 부적입니다! ”

 

 

“ 뭐 부적 ? ”

 

 

 

종국은 기분 나쁘다며 옷을 벗으려고 했으나 종민이 제 가슴팍을 툭툭 치며 말함.

 

 

 

“ 이것만 있으면.. 살거에요 ! 저도 하나 붙였어요! ”

 

 

 

잘 어울리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종민의 모습에 종국은 헛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일수밖에 없었음. 

 

 

 

“ 그래 .. ”

 

 

 

 

 

 

#

 

 

그러나 다음 전쟁에서 대패하는 종국. 지금까지 압도적인 무력으로 이겨왔던 종국의 부대는 이번만큼은 모든 작전을 꽤고 미리 준비를 해놓은 악마들에게 처참히 패배해버림. 퇴각 소리을 뜻하는 나팔소리가 들릴 때 종국의 가슴이 뜨겁게 달구듯 아파왔음. 날개를 접고 숲속에 숨은 종국은 나무를 부등켜 안고 숨을 쉬기 힘들어서 헐떡거리며 식은 땀을 흘림. 두렵고 답답함에 옷을 찢어 보는데 제 왼쪽 가슴에 종민이 준 부적이 뜨겁게 달구어지며 서서히 살에 흡수되고 있었음.

 

 

 

“ 그 새끼 .. 또 이용당해가지곤.. ”

 

 

 혀를 차는 종국은 쿨럭 입에서 피를 토함. 그리고 금세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짐.

 

 

곧 악마들에게 붙잡힌 그는 둘러쌓여 강간을 당하고 무릎꿇은 그의 눈앞에 놀란듯한 종민이 보임. 종국은 배신감이 들기도 전에 설마하는 절망과 함께 절대 아닐 거 라는 믿음이 있었음.

 

 

 

“ 야 ..... 바보 같은 놈 .... 부적 같은 거 잘 살폈어야지 임마... ”

 

 

 

한쪽눈을 뜨고 피식 웃는 종국은 가만히 종민의 입에서 무슨말이 나올지 기다렸음.

어쩌면 바보는 자신이었지. 그럼에도 마지막이 될 때까지 파랑새가 순수하게 남아줬으면 싶었으니까.

종민의 어벙한 웃음을 보니 마음 한켠 편안한 기분이 들었으나 그가 하는 말은 잠시 동안 이해할수없었음.

 

 

" 알고 있었어요 형. "

 

 

 

종민은 종국의 한쪽 날개를 과감없이 뜯어버림. 사슬로 묶여있는 종국은 고통에 몸부림치고 나서 의아하게 종민을 쳐다보았음. 피에 묻은 종국의 손이 동앗줄 마냥 종민의 발목을 잡고 있었음. 

 

 

" 아..니지 ...? " 

 

 

종민은 웃어보였다. 

 

마지막 남은 파랑새마저 재가 되어 사라졌다. 총명하게 빛나던 눈동자가 절망과 고통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이 좋았다. 형은 여전히 아니라고 말해주길 바라는듯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