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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21 [김_종국팬픽] 폐쇠공포

" 약하게 묶을게요. 이런 거 많이 해봐서 어떤 건지 아시죠? “

 

 

 

스텝은 그렇게 말하며 종국의 두 팔을 의자 손받이와 함께 조심스레 묶었다. 적색 등불이 켜진 적막한 방안은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공포감을 조성한다. 꽤 분위기있는 바람소리가 녹음된 오디오까지 공포특집에 어울렸다.

오늘 공포특집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공포라는 주제였다. 가만히 있는데 액자가 떨어진다던가 누군가 쫗아오는 소리가 들린다던가 살을 에이는 공포감. 그리고 멤버들은 묶여서 덜덜 떨고 있는 형들을 찾아야했다. 그런 방안에 묶여있기엔 너무 무섭다는 요청으로 재석과 석진은 같은 방을 썼지만, 종국에겐 아무도 그런 특혜를 줄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는 멤버들중 누구보다도 겁이 없고 강했으니까. 오히려 그런 그가 무서워한다면 연출자의 입장에선 땡잡은 격이었다.

 

 

“ 진짜 너무한다 증말. ”

 

 

고개를 끄덕이는 종국은 어두운 방안을 살피며 두리번거렸다. 입술을 꾹 다무는 그의 입가엔 자신감이 넘치는 웃음기가 보이는 것 같았다.

 

 

“ 재석이형하고 석진이형은 지금 둘이 손 꼭 잡고 난리 났어요. ”

 

 

 

스텝은 까만 천을 툭툭 치며 장난스레 말했다. 어느세 부드럽고 기다란 천이 종국의 눈가에 닿았다. 어...? 안대까지 한다고...? 서서히 사라지는 시야. 곧 두팔과 다리가 결박된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암흑이 찾아왔다. 그와중에 손에 버튼하나가 주어진다.

 

 

 

“ 형한테는 필요없을 것 같지만. 진짜 안 되겠다 싶으면 누르시면 됩니다. ”

 

 

“ ...어어... ”

 

 

 

아까보다 조금 어색하게 굳은 종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손끝에 버튼을 쓰다듬는 감각이 웃돌았다. 

 

 

 

.

.

.

 

 

 

옆에 본인을 닮아 겁이 많은 vj한명을 대리고 어두운 복도를 걷는 소민은 손전등을 들고 걸어야했다. 으으... 오늘 왜이래요 나한테..... 라며 겁에 떨려하다가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 개울가에 올챙이한마리 ~ ”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힌트를 찾기 위해 귀신분장을 한 사람이라도 숨어 있을 것 같은 커다란 박스를 툭툭 쳐보다가 어디선가 흑흑 우는 소리에 “어? 뭐에요 이건 ” 이라며 주변을 살폈다. " 이거 나만 들리는 거 아니죠..? " 만들어진 소리라기엔 너무 자연스러운, 슬픔에 잠긴 목소리가 벽을 타고 서서히 크게 들려왔다. 결국 그녀는 소리가 나는 방안의 문을 살짝 연다음 후다닥 도망가 카메라맨 뒤로 숨는다.

 

 

 

 

 

 

“ ....종국오빠... ? ”

 

 

 

방안에는 빨간 등불속에서 묶여있는 덩치큰 남자 밖엔 없었다. 늘 강하게만 보이던 남자는 눈이 가려진체 어깨를 덜덜 떨고 있었다. 아까까진 몰랐던 코를 에이는 눈물소리또한 종국의 미성이 어렴풋이 들린다는 것을 깨닫는 소민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손전등의 노란 불빛에 종국의 얼굴이 비치자 금방 그의 눈에 눈물자국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상버튼이 커다랗고 짙은 손에 쥐어져있으나 떨리는 손은 누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 거기... 누구시죠... ”

 

 

 

 동까만 시야가 밝아져오자 고개를 드는 젖은 목소리가 울렸다. 숨을 크게 들이쉬는 소민이 아까보다 오히려 당당하게 다가가며 물었다.

 

 

 

“ 뭐에요 종국오빠! 장난하지 마요. ”

 

 

 

도저히 종국이 우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소민은 여전히 주위를 경계하며 다가갔다. 하지만 당당하게 핀 어깨랑 달리 눈은 착잡한 공포에 사로잡혀있었다. 대체 종국오빠가 울정도면 어느정도란 거지.. ? 제발 피디의 장난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주제가 보이지 않는 공포니까 이또한 장치일거야...라고 

 

 

 

소민은 종국에게 빠르게 다다가서 안대를 휙 풀어주었다. 분명 볼에만 물을 묻히고 코에 빨간 분장을하고 눈은 정상일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들여다 보는 종국의 눈을 본적없이 흐리멍텅하게 질려있었다.그것은 절대 분장으로는 할 수 없는 본질적인 구역이었다. 

 

 

순간 창문이 끼익끼익- 소리를 울리며 바람에 덜컹였다.

 

 

 

꺄악!! 자연스러운 현상인데도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소민이 금방 뒤로물러나 엉덩방아를 찌었다. 커다란 여자의 비명소리에, 근처를 지나가고 있던 세찬과 광수의 목소리가 답을 한다.

 

 

 

“소민아 왜? 왜? 거기 뭐가 있는데? ”

 

 

“ 세차나 !!! 저기저기... ”

 

 

 

소민은 후다닥 땅을 기듯이 도망가서 문앞에 있던 세찬을 부둥켜 안았다. 그리고 종국을 가리키며 말한다.

 

 

 

“ 종국오빠 울어!! 어떡해! 진짜 무서운건가봐...나못해. 나갈거야 집에. ”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떨어진 자신의 핸드폰을 챙기는 소민은 이미 눈물이 맺혀보였다. 세찬과 광수는 그런 그녀를 막으며 시선은 종국에게 향했다.

 

 

 

“ 종국이형이 운다고? 에이 전소민 뻥치지마. 무슨소리야. ”

 

 

 

세찬은 소민의 두팔을 잡고 흔들며 현실을 부정하였고 광수는 조금더 종국에게 다가가더니 눈이 동그래졌다. 어형..? 종국이형...? 종국은 광수를 봐도 크게 반응도 못한 체 너무 커다란 공포에 사로 잡힌듯 멍한 눈으로 흐끅이고 있었다. 놀란 광수가 급히 자신의 가방에서 무전기를 찾아 꺼내 피디에게 뭐라 말한다.

 

 

 

“ 아니, 잠시만요. 대체 여기 방에 무슨 짓을 한거에요? 종국이형 정신 나가서 울잖아요! ”

 

 

 

 아직도 조금은 예능적인 말투를 내뱉는 광수가 무전을 찾을 때까지, 세찬은 종국의 밧줄을 손쉽게 풀어주었다. 그러자 종국이 어린 아이마냥 세찬의 품에 꼭 안겨서 계속해서 펑펑 눈물을 쏟아낸다. 당황한 세찬이 괜찮으시냐고 연이어 물으며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안절부절 못하는 소민 또한 어떡하냐며 같이 울것 같았다. 광수는 그 꼴이 맘에 안들어 더욱 언성을 높였다.

 

 

 

“ 아니 이렇게 무섭게 하면 어떡해요 형!? 종국이형이 저러는데 저희가 어떻게 해요? ”

 

 

- 예? 그 방엔 묶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조금 있다가 그 층의 불이 동시에 딱 켜졌다. 

 

Posted by 타스tark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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